(진짜진짜좋아해)정말 필요한 부부
- 이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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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12-04 12:02
남편은 말 많은 여자를 싫어하고 따지는 일은 끔찍해 한다. 결혼 후 이따금 사소한 문제가 생길때마다 남편은 내가 두마디만 하면 방으로 들어가 오분도 되지 않아 드높은 소리로 코를 고는 희한한 재주를 발휘했다.
얼마전 남편과의 냉전끝에 나는 집을 나갔다. 그런 일은 처음이었다. 다음날 갈등에 시달리던 나는 결국 어두워질 무렵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돌아와 엉망이 된 집안을 구석구석 청소하며 전의를 불태웠다. 우리는 상당히 격렬하게 싸웠다. 그는 여자가, 아이의 엄마가, 더구나 집을 나갔다는 사실을 도무지 믿을 수 없다고, 이혼을 원하면 그렇게 해주겠다고 했다.
나는 심한 충격을 받았다. 이혼이라니. 나와 헤어질수도 있다고 생각하다니. 나의 눈에 불이 확 켜질 만큼 화가 났다.
그의 말 대로라면 그는 참을 만큼 참고 살아온 사람이며 늘 무시당해왔으며 나는 항상 원하는 것을 차지하고 누려온 사람이었다. 이야기를 할수록 나는 점점 두려워졌다. 이 남자는 정말 나와 헤어질 셈인가.
그러자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어떻게 그럴수가. 십수년을 살면서 그토록 나를 모른단 말인가. 나 스스로 이를 악물고 최선을 다해왔다는 것을 어떻게 모를 수가 있다는 말인가.
남편에 대한 야속함과 스스로에 대한 비감이 절정에 이를 무렵 남편이 이렇게 말했다.
\"나는 겁나. 나중에 아주 나중에 아이들이 다 자라고 우리가 나이 든 후에 당신이 이혼하자고 할까봐.\"
순간 가슴이 싸아해지고 등골이 서늘해졌다. 나는 눈물을 그치고 남편을 쳐다봤다. 그는 어쩌면 나보다 더 두려워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완벽을 추구하는 내 집요함을. 그리고 어느 날엔가는 그 한계가 올 것이라는 것에 대해. 참 이상한 일이었다. 갑자기 가여운 것은 내가 아닌 그로 바뀌었다. 천천히 남편에 대한 미안함이 밀려왔다. 그렇게 느끼기까지 그는 얼마나 외로웠을까. 참담했을까.
그날 이후 우리는 가끔 토닥거리며 말다툼을 한다. 물론 남편은 방으로 들어가 드높게 코를 골기도 하지만....
일상에 찌들어 있는 저희 부부에게 너무 좋은 뮤지컬 같습니다.
예전의 추억을 되돌아보고, 저희들의 결혼생활도 다시 한번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겠네요.
010-5167-9688
얼마전 남편과의 냉전끝에 나는 집을 나갔다. 그런 일은 처음이었다. 다음날 갈등에 시달리던 나는 결국 어두워질 무렵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돌아와 엉망이 된 집안을 구석구석 청소하며 전의를 불태웠다. 우리는 상당히 격렬하게 싸웠다. 그는 여자가, 아이의 엄마가, 더구나 집을 나갔다는 사실을 도무지 믿을 수 없다고, 이혼을 원하면 그렇게 해주겠다고 했다.
나는 심한 충격을 받았다. 이혼이라니. 나와 헤어질수도 있다고 생각하다니. 나의 눈에 불이 확 켜질 만큼 화가 났다.
그의 말 대로라면 그는 참을 만큼 참고 살아온 사람이며 늘 무시당해왔으며 나는 항상 원하는 것을 차지하고 누려온 사람이었다. 이야기를 할수록 나는 점점 두려워졌다. 이 남자는 정말 나와 헤어질 셈인가.
그러자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어떻게 그럴수가. 십수년을 살면서 그토록 나를 모른단 말인가. 나 스스로 이를 악물고 최선을 다해왔다는 것을 어떻게 모를 수가 있다는 말인가.
남편에 대한 야속함과 스스로에 대한 비감이 절정에 이를 무렵 남편이 이렇게 말했다.
\"나는 겁나. 나중에 아주 나중에 아이들이 다 자라고 우리가 나이 든 후에 당신이 이혼하자고 할까봐.\"
순간 가슴이 싸아해지고 등골이 서늘해졌다. 나는 눈물을 그치고 남편을 쳐다봤다. 그는 어쩌면 나보다 더 두려워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완벽을 추구하는 내 집요함을. 그리고 어느 날엔가는 그 한계가 올 것이라는 것에 대해. 참 이상한 일이었다. 갑자기 가여운 것은 내가 아닌 그로 바뀌었다. 천천히 남편에 대한 미안함이 밀려왔다. 그렇게 느끼기까지 그는 얼마나 외로웠을까. 참담했을까.
그날 이후 우리는 가끔 토닥거리며 말다툼을 한다. 물론 남편은 방으로 들어가 드높게 코를 골기도 하지만....
일상에 찌들어 있는 저희 부부에게 너무 좋은 뮤지컬 같습니다.
예전의 추억을 되돌아보고, 저희들의 결혼생활도 다시 한번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겠네요.
010-5167-96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