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꼐하는기쁨

  • 최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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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3-13 22:35
아침 창문을 열면 시원한 봄바람이 불어옵니다.
어느새 작은 텃밭에 작년에 심어 놓은 파도 파릇한 냉이도 빼죽이
언땅을 뚫고 올라옵니다.
식욕을 돋으는 봄 나물에 눈을 떼지못하고 자리에 앉아 캐기 시작합니다.
그것을 담아 어르신께 달려갑니다.
오래전 봉사의 인연으로 알게된 할아버지를 돌봐주는 일을합니다.
1년전 용양보호사의 자격증을 따서 시작한 일이 지금껏 함꼐하고있는
할아버지를 지금도 돌봐드리고 있습니다.
일주일이면 3번씩 집으로 방문하여 말벗도 해드리고 청소며 식사도
봐드립니다.
처음에는 서먹서먹하였지만 지금은 자식보다 더 자연스럽게 왕래를
합니다.
항상 가는날이면 외출을 하셨다가 일찍들어와 나를 반기십니다.
홀로 계시다 누군가 할아버지를 만날때면 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으십니다.
예전 어렸을때일들 전쟁때의 아픈기억 할머니의예듯한 그리움들로 이야기를
듣다보면 어느새 시간이 흐르고 매일 다른 이야기로 즐거움을 전해주십니다.
함꼐있으면 즐거움이 두배라고 하듯이 늘 얼굴에 웃음이 묻어나고
식욕도 되살아 나신다고 합니다.
그런 할아버지의 마음에도 늘 허전함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자식들과함께 있지못하는 아쉬움이 있는걸 알면서도 외로움을 삭히고 계십니다.
하루가 다르게 기운이 떨어지고 삶의 의미가 없어지신다는 할아버지
늘 외로움의 병이 마음속 깊이 자리하고 있는것이 아쉬움으로 밀려옵니다.
사람들은 누군가와 살을 맛대고 살아야 행복한것임을 알지만 그러지
못하는 할아버지가 늘 안스럽게 느껴집니다.
그래도 내가 갈때면 그간의 이야기며 하루 있었던 일들을 들려주십니다.
함꼐하는 기쁨을 늘 주고싶은 마음처럼 오늘도 할아버지를 만납니다.
요즘들어 식욕이 떨어진 할아버지를 위해 봄 나물로 즐거움을 선물할까합니다.
허허 웃으시는 할아버지의 얼굴에 주름이 그려집니다.
지금처럼 늘 인자한 모습으로 오래도록 계시길 기원합니다.
할아버지 건강하세요.


신청곡: 럼블피쉬의 으라차차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