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참 못됐나봐요.(익명요청합니다)

  • 이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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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0-20 19:57
얼마전에 제가 참 못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집에서 지금의 남자친구와 교제하는 걸 달갑게 생각안하시는데다가,
제 나이도 딱 결혼적령기라 전전긍긍 노심초사 부모님이 걱정을 많이 하세요.
전에는 \'나는 조건 안보는 정말 사랑만 믿는 여자야\'라고 생각했었는데 아니더라구요.
은근히 많이 따지고 있었습니다.
한번씩 남자친구 외모에 대한 지적도 했었고, 직업에 대한 불만도 얘기도 했었어요.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그가 점점 짜증이나서 더더욱 단점만을 캐고 또 캐서 상처를
내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그는 꾹 참고 노력을 해보였습니다.
물론 제 눈에는 지금껏 보이지 않았지만요.
찬바람이 부는 저녁, 오들오들 떨리는 몸을 녹일까 카페에 들어가서 따끈한 차한잔을 시켰습니다.
그리곤, 그가 제 손을 꼬옥 쥐더니 이렇게 말하더라구요.
\"미안하다. 내가 너무 부족한 사람이라, 잘해보려 애를 쓰는데 아직 멀었나봐. 그래도 나
예뻐해줘. 마음에 들 수 있는 사람이 되게 노력할테니..나는 너를 너무나 사랑하니까...
네가 아무래도 좋아. 내가 네게 멋진 사람이어서 웃는 네 얼굴을 자주 보고 싶다\"
단 한번도 제 이야기에 따따뿌따 반박한 적 없고, 사소한 부탁 하나 쉽게 넘기지 않는 그였는데
제가 너무 내몰았나봐요. 그래서 힘들어서 그렇게 말했었나 봐요.
저 참 못됐어요. 좋으면서 왜 행동은 삐딱한지...
그래서 오늘 잘해주어서 고맙다고, 고마운줄 알면서도 모른척해서 미안하다는...러브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혹여 사연이 당첨되서 선물까지(욕심이겠당 ㅎㅎ)주신다면요... 둘이 오붓이 식사할 수 있는 거면 좋겠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드려요.

신청곡 : 조갑경,홍서범 - 내사랑 to you (요즘 이 노래 너무 좋은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