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상품권>신랑에게 잘해야겠다

  • 박성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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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3-11 07:15

결혼하고 12년, 큰 딸하나 돌쟁이 아들래미 하나 오손도손 키워가며 아등바등 살고 있는데요.

하던 일을 그만두고, 지금은 잠깐잠깐 과외 하면서 아이를 키우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예전 결혼 전에 하던 문화 생활은 꿈도 못 꾸네요.

얼마전엔 도서관에 책 보러 아들 안고 갔다가 애기가 시끄럽게 하는 바람에 바로 나와버리고, 영화라곤 꿈도 못 꾸네요.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내 시간이 없어진다는 생각에 신랑이 퇴근 하기만을 기다리는데요. 신랑도 일이 많은지 부쩍 퇴근이 늦어지네요... 그러다보니 자꾸 다툴일이 생기고... 별 일 아닌걸로 다투고, 상처주고...

그저껜 사소한 일로 오빠랑 다퉜어요. 원래는 다투고 다음날이면 화해를 했었는데, 그날은 왠지 풀리지가 않더라구요. 전화로 미안하다고 계속 사과하는 오빠에게 더 화내고 힘들게 했네요. 통화하는 중에 끊어버리고, 저녁엔 6통이나 전화를 받지 않았어요.

오빠도 기분이 안 좋은지 술을 한 잔 했더라구요. 저희 집은  단독주택 2층인데요. 오빤 대문열쇠가 없어 항상 제가 열어줘야 하는데, 밖에서 계속 전활 했는데 애기 재운다고 전화기를 무음로 해 놓은 바람에 그것도 몰랐어요. 한시간을 밖에서 전화하며 기다리다 가까스로 들어온 오빠는 처음 제게 눈물을 보였어요. 지금까지 한 번도 눈물 보인 적이 없었기에 놀라웠구요. 마냥 좋은 사람으로만 생각하고 너무 내 맘대로 한 게 아닌가 후회가 되고 미안하기도 하구요.  

연애 한 기간을 포함하면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눈물을 한 번도 보인 적이 없었기에 너무 당황스러웠어요. 돌아가신 어머니가 보고싶다고 하면서 우는데, 갑자기 너무 미안해 지는 거예요. 결혼 할 때 어머니 몫까지 내가 다 해야겠다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아침도 안 챙겨주는 나쁜 아내가 되었네요.

언니,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남들은 애기 키우면서 집안일도 잘하고, 일도 잘 하잖아요. 근데 전 어느 하나 완전히 잘 하지를 못하고 있어요... 특히 신랑에게 너무 편하다고 맘대로 하는게 아닌가 반성하게 되네요

신청곡은요. 넬의 <그리고, 남겨진 것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