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날씨
10대 디지털 성범죄 급증...교육당국 대응은 초보
공유하기
사회부 안상혁
cross@tbc.co.kr
2022년 10월 05일

[앵커]
대구의 한 남자 고등학생이
몰카 촬영을 하다 현행범으로 잡힌 사건을
어제 이 시간 단독 보도해 드렸는데요.

취재 결과, 해당 학교에서는 지난 5월에도
또 다른 학생이 불법 촬영을 시도해
학교 측이 경찰에 신고했지만
대책 마련은 커녕 숨기기에만 급급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성범죄가
강력 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인식 변화와 교육방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안상혁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불법 촬영을 하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10대 남학생이 다닌
대구의 한 고등학교입니다.

사건에 대한 대응책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학교 측은 평소에도 성범죄 교육을
법적으로 정해진 3시간 이상
실시했다고 밝혔습니다.

과연 학생들에게 교육적인 효과가 있었을까?

[학생 A](음성변조)
"(고등학교에서 디지털 성범죄 관련해서 강의 있어요?) 있긴 있어요. (어떤 내용인지 기억은 나요?) 아니요."

[학생 B](음성변조)
"(디지털 성범죄 관련해서 교육 같은 거 들으신 기억이 있나 싶어서요) 들었겠죠? (기억은 안 나세요?) 네"

취재진이 만난 학생 가운데 대부분이
내용이 기억나지 않거나
교육을 받았는지 생각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동영상 재생이나 일반 강의 등 횟수 채우기식 형식적인 교육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윱니다.

더 큰 문제는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교육당국 인식이 낮다 보니
초기 대처 역시 부실하다는 겁니다.

지난 5월에도 같은 학교 또 다른 남학생이
여자 탈의실을 불법 촬영하려는 시도가 있어
학교 측이 경찰에 신고했지만,
교육당국은 대책 마련은커녕
뒷짐을 지고 있습니다.

[CG-IN]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초.중.고등학교에서 발생한
디지털 성범죄는 496건으로
3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늘었습니다.

이 가운데 불법 촬영과 몸캠 범죄가
142건으로 가파른 증가셉니다.

대구 디지털 성범죄 상담소에
올 상반기 접수된 피해 건수만
벌써 129건에 불법 촬영이
4분의 1을 차지합니다. [CG-OUT]

전문가들은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해
청소년들에게 무조건 하지 말라는 식의 일방적인 교육은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합니다.

[송경인 / 대구여성의전화 대표]
"청소년들이 가진 성적인 욕망이나 욕구가 있는데 그런 것들에 대해서 어떻게 풀고 얘기하고 그런 장이 필요한데 그게 전혀 없는 상황에서...통합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 거죠. 성교육이나 시민 교육, 인권 교육,
성평등 교육 등 여러 가지 통합적인 교육이..."

최근 발생한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이
불법 촬영과 유포 협박 등
디지털 성범죄에서 시작돼
강력 범죄로 이어진 만큼 실효성 있는
조기 예방 교육과 함께
관련 제도 마련이 절실합니다.
TBC 안상혁입니다.(영상취재 김도윤 CG 김유진)

■ 제보하기
▷ 전화 : 053-760-2000 / 010-9700-5656
▷ 이메일 : tbcjebo@tbc.co.kr
▷ 뉴스홈페이지 : www.tbc.co.kr

주요 뉴스

최신 뉴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