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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죽순 조형물...예산 '펑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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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부 박철희
PCH@tbc.co.kr
2023년 08월 22일

[앵커]
고령군이 30억 원을 들여 봉수대 조형물과 관광지를 조성한 뒤 방치하고 있다는 뉴스를
얼마 전 전해드렸는데요.

최근 몇 년 새 고령 지역에
공공 조형물이 우후죽순 건립되고 있는데,
필요성 검토는 없이 예산부터 잡고 있습니다.

박철희 기자가 문제점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국도 26호선와 회천교가 만나는
고령 헌문교차롭니다.

(CG/T)고령군은 현 이남철 군수 공약에 따라 이곳에 대가야읍 관문 분위기를 바꿀 공공 조형물을 세우기로 하고 올해 본예산에 6억 원을
배정했습니다.

(CG)
하지만 260미터 떨어진,
다음 교차로 장기삼거리에 지난해 건립한
대형 가야금 조형물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CG)
320미터 거리에는 관광 랜드마크를 만든다며
국비 포함 92억 원을 쏟아부은 대형 인도교 대가야교도 있습니다.

2016년 준공했지만 이용객은 없고 경관 조명이 걸핏하면 고장 나 해마다 수리비 수천만 원이 들어가는 애물단집니다.

[고령군 건축디자인과 관계자]
“(국도 하부의) 낙후된 환경을 좀 정비하고자 하는 그런 의미에서 사업을 추진하게 돼 그거(인근 조형물)하고는 성격이 좀 다르다고 저희는 (판단합니다.)“

조형물 건립이 추진되는 곳은 또 있습니다.

[스탠딩]
"이곳 다산면 낙동강 사문진교 입구에 아치형 조형물을 만들겠다는 건데 당초 군수 공약사항도 아니었고 올해 초 사업계획에도 포함돼 있지 않았습니다."

기본 구상도 없는 상태에서 지난 3월
추가경정예산 편성 때 갑작스레 8억 원이 반영돼 군의회에서 일사천리 통과됐습니다.

[이달호 고령군의회 예결특위 위원장
(지난 3월, 건축디자인과 추경 예산안 심사)]
"건축디자인과장께서는 지정된 자리에 앉아서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건축디자인과 소관에 대하여 질의하실 의원 계십니까? 질의하실 의원 없으면 건축디자인과 소관 질의를 마치겠습니다."

하지만 사문진교에는 경관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가
이미 설치된 상태, 고령과 달성군이 각각 10억 원씩
들여 작년 10월 준공했습니다.

큰 돈을 들였지만 야경이 제대로 보이는 곳은
민가나 인적이 전혀 없는 암흑천집니다.

[인근 주민]
"동네도, 주민들도 많이 없고 그렇다고 고령 군민들도 많이 오는 장소가 아닌데 세금을 가지고 만든 건 매우 안타까운 일이죠.”

(CG/T 시작)
취재팀이 고령군 계약정보공개시스템을 통해
집계한 2019년부터 올해까지 조형물 관련 계약은
모두 14개 사업에 26건,

여기에다 사문진교 경관조명 사업과
현재 추진 중인 2개 사업을 더하면
전체 사업비가 45억 6천만 원에 이릅니다.

연평균 9억 원을 넘는 액수로
대부분 수의계약으로 집행됐습니다. (CG/T 끝)

특히 지난해 고령광장에 세운 성탄트리에는
6천 4백만 원이 들어갔는데 (CG) 인근 칠곡군
천 5백만 원, 대구 북구와 전북 무주군
천 7백만원에 비해 서너 배 예산이 투입됐습니다.

[고령군 건축디자인과 관계자]
“코로나 (사태)가 계속 오다 보니까 군민들도 사기도 좀 저하된 편이 있고 해서 이제 (성탄트리)규모를 좀 크게 해보자...”

(CG/T)
고령군의 올해 재정자립도는 10.69%,
전국 지자체 평균 45%는 물론 군 지역 평균
11.8%에도 못 미칩니다.

하지만 거액이 드는 조형물과 경관 개선 사업이 과연 필요한 지 판단하는 여론 수렴이나 사전 심의 절차는 전무한 상황입니다.
TBC 박철흽니다.(영상취재 고대승 CG 김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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